리니와 리넷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하나 더 남아있다.
바로 본 경관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일과 비교해 봤을 때, 리니의 소지품에서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 본 경관의 위증 때문에 푸리나가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은 맞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푸리나가 더 잘못했어.
느비예트는 코웰의 노트에 적힌 공범이 바로 본 경관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느비예트: 형량을 줄이고 싶다면 바른대로 대답해라
푸리나: 「특별 허가 쿠폰」과 평생 함께하고 싶지 않다면 바른대로 대답해라
그 「특별 허가 쿠폰」은 대체 또 뭐야? 또 이상한 걸 만들고 다니는 거야? 게다가 '쿠폰'이라니. 보통 쿠폰은 긍정적인 뜻을 갖고 있지 않나? 그런데 왜 저 「특별 허가 쿠폰」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거지?
본 역시 코웰이 속한 조직의 끄나풀이었던 것인지,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을 꾸민 것으로 추측되는 조직의 상부로부터 리니가 속한 우인단에게 모든 의심을 돌리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이 사건과 관련한 조직의 모든 계획은 이미 수포로 돌아갔고, 조직이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을 몰래 유통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수사망에 걸렸으니, 조직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조직이 일을 망친 본을 제거하려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니, 조용히 감옥 독방에서 썩는 것이 본이 그나마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은 사람을 녹일 수 있지만, 매우 묽게 희석해서 마시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평생 못 잊을 만큼'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강력한 마약 정도의 효과가 있는 모양.
본이 속한 조직이 「원시 모태 바다의 물」 희석액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소녀 연쇄 실종 사건」을 조직의 대장이 꾸몄다는 것이다. 대체 왜? 소녀를 녹여서 어디다 써먹게? 설마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녀를 녹여야 하는 거야?
그런데 왜 말을 하다가 말을 더듬냐?
본이 갑자기 제자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부여잡더니, 갑자기 얼굴이 물이 되어 뚝뚝 떨어진다.
본이 투명한 물이 되어 녹아서 망정이지, 만약 새빨간 핏물이 되어 녹아내렸다면 비주얼적인 충격이 굉장했을 것이다.
눈앞에서 사람이 물이 되어 녹는 모습을 본 모두가 놀란다.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이 사람을 녹인다는 건 그냥 거짓말 아냐?'라고 의심할까 봐 그냥 대놓고 눈앞에서 사람을 녹여버리네.
남은 것은 본이 쓰고 있던 모자와 옷밖에 없다.
살인멸구라니. 이야, 우인단이나 할법한 발상.
당연한 말이지만,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조사를 받게 되었다. 아무런 추가 소득을 얻지 못했지만.
아, 이제 빨리 여길 나가서 이 마신 임무를 끝내고 싶어!
게임 스크린샷을 찍자마자 곧바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글을 보는 사람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이 스크린샷을 찍은 시점은 이미 새벽이었다.
얼른 게임을 끄고 자러 가고 싶은데, 마신 임무가 끝나질 않아!
리니가 여행자를 다급히 부르지만, 이미 정나미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여행자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우인단이 지금껏 한 짓을 생각해 보면 여행자에게 있어 우인단은 불구대천의 원수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인단은 선을 넘는 행위를 너무나도 많이 저질러왔으니까.
하지만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으로 인해 억울한 벌을 받는 것은 그보다 더 옳지 않다. 그렇기에 여행자는 리니와 리넷을 도왔다.
리니와 리넷이 「벽난로의 집」 소속인 것 자체에는 별다른 의견이 없다. 그곳에 있고 싶다면 있을 수 있지.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
하지만 어떤 조직에 속한다는 것은 그 조직이 가진 이미지를 짊어진다는 것과 동일한 말이다. 리니와 리넷이 「벽난로의 집」에 속한 이상, 그들은 '우인단'이라는 이미지를 짊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그것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가릴지라도.
리니가 아를레키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으로 봐선, 정말로 「벽난로의 집」 원장은 「아버지」라고 불리는 듯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리니와 리넷은 거리를 떠돌다가 거리의 다른 마술사의 마술 트릭을 알아낸 후 다른 골목에서 마술 공연을 시작했다고 한다.
배를 곪을 일은 없었지만 리넷을 계속 거리에서 재우고 싶지 않아 하던 참에, 자신들을 입양하려는 귀족의 양자로 들어가게 된 리니와 리넷.
하지만 귀족이 리니와 리넷을 양자로 들인 데에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리니와 리넷을 이런저런 연회에 데려가 시선을 끌게 만든 후, 그걸 이용해 사교계에서의 자신을 입지를 다지는데 쓴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리넷이 자신과 같은 마차에 타지 않았음을 알게 된 리니가 나중에 리넷의 행방을 묻자, 둘을 입양한 귀족은 다른 거물 귀족에게 리넷을 선물로 주었다고 말하며, 조수 하나 바뀌어도 마술은 계속할 수 있지 않냐고 말한다.
리넷이 이마를 짚는 것을 보면 리넷을 데려간 그 거물 귀족이 리넷의 마술을 보기 위해 리넷을 데려간 것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지, 뭐.
심지어 폰타인의 법에도 걸리지 않게 인신매매가 아니라 '입양'과 '대리 양육'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분명 그런 일을 하루이틀 한 것이 아니었겠지.
리넷을 구출하기 위해 그 거물 귀족의 저택 위치를 알아낸 후 밤에 몰래 그곳에 찾아간 리니는 먼저 도착한 아를레키노가 그 거물 귀족을 살해한 장면을 목격한다.
그 거물 귀족은 인신매매를 하루이틀 한 것이 아니었는지, 저택 지하실에는 다른 고아 여자애들도 있었다고 한다.
리니에게서 뭔가를 본 것인지, 아를레키노는 리니와 리넷을 「벽난로의 집」에 영입했다.
이곳은 절대 널 배신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배신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저 말을 한 것으로 보아 좋은 의도로 한 것은 아니겠지. 여느 고아들처럼 우인단의 간첩으로 쓸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를레키노는 리니와 리넷을 입양한 귀족마저 제거했다.
하지만 우인단인 아를레키노의 목적은 여전히 폰타인의 신의 심장이다. 우인단의 주인인 스네즈나야의 여왕이 다른 신의 심장을 원하는 한, 아를레키노의 목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리니의 말에 따르면 아를레키노는 폰타인의 신의 심장을 뺏은 후, 폰타인에 퍼져있는 예언에 정면으로 대항해 폰타인을 구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스네즈나야 여왕의 허락까지 얻었다고.
하지만 이를 완벽히 믿기는 어렵다.
만약 그 예언 자체가 우인단이 퍼트린 것이라면? 「원시 모태 바다의 물」의 존재를 알게 된 우인단이 있지도 않은 예언을 퍼트린 다음 리니와 리넷 같은 「벽난로의 집」 고아들에게 '우리는 예언을 막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믿도록 만들고 있다면?
우인단과 얽혀 있는 일은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법이다.
'이만 가볼게'라는 말만 남기고 다시 뒤돌아 나가는 여행자.
이제 오페라 하우스만 나가면 끝인가?